폐기물 산업이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산업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며, 향후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성장 가능성을 지닌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폐기물 처리업 M&A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영남 지역 최대 폐기물 소각 업체인 코엔텍이 매각 주관사 선정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에 상장된 코엔텍은 대주주인 아이에스동서·E&F 컨소시엄이 공개 매수를 통해 82.5%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이 컨소시엄은 코엔텍을 상장 폐지한 뒤, 내년 중으로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폐기물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에만 IMM컨소시엄은 국내 폐기물 매립 시장 1위 기업인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인수하였고,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는 플라스틱 폐기물 1위 업체인 KJ환경을 1조원에 매입했다. 또한, 어펄마캐피탈은 충남 당진에 위치한 제이엔텍의 51% 지분을 2600억원에 인수했으며, 글랜우드PE는 부방그룹의 수처리 자회사 3개를 2600억원에 사들였다.
폐기물 산업에 대한 투자 급증의 이유는 엄격한 인허가 규제로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ESG 경영(환경, 책임, 투명 경영) 트렌드에 맞춰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산업의 가치사슬은 수집 및 운반, 재활용 및 재처리, 소각, 매립으로 구분되며, 특히 소각과 매립의 영업이익률이 10%에서 30% 사이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현재 폐기물 산업은 민원이 빈번히 발생하는 분야로, 소음과 냄새가 주요 문제로 지적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가건물을 세우는 등 추가 투자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동시에 수거, 처리 및 재활용 과정을 자동화하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투자자들은 향후 엑시트(투자 회수)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폐기물 사업체 인수를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SK그룹과 GS그룹은 그간 폐기물 사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으며, 이외에도 여러 석유화학 업체들이 폐기물 처리 및 재활용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 덕분에 현재 폐기물 업체를 인수한 기업들은 향후 기업공개(IPO) 또는 전략적 투자자(SI)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으며, 이는 투자 회수에 대한 계획 수립이 용이하게끔 한다”고 덧붙였다.
폐기물 산업은 향후 더욱 주목받는 분야로, M&A 시장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