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미국과 별도 협상 통해 관세 인하 및 대규모 투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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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자동차 제조사 폭스바겐그룹이 미국 정부와의 자체적인 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협상과는 별개로 진행되며,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폭스바겐이 미국 정부에 제안한 수십조 원에 달하는 투자 계획을 통해 해당 금액만큼 관세를 인하받는 내용의 합의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투자에는 계열사 아우디가 신규 공장을 설립하고, 전기차 픽업트럭을 개발하는 미국 자회사 스카우트 모터스, 그리고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대한 투자도 포함된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그룹 CEO는 “우리의 아이디어를 미국 대통령에게 이미 전달했다”며 “EU와 미국 사이의 무역 합의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우리는 자체적인 조치를 받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서의 판로를 확장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투입함으로써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폭스바겐은 리비안과 협력하여 전기차의 컴퓨터 시스템과 아키텍처를 개발할 합작 회사를 설립한 바 있으며, 지금까지 리비안에 58억 달러(약 8조 원) 이상의 투자를 진행해왔다. 슈피겔은 폭스바겐의 이 같은 투자 없이는 리비안이 이미 파산할 뻔했을 것이라는 점을 세부적으로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인하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폭스바겐그룹은 미국에서의 생산 물량이 경쟁사인 BMW와 메르세데스-벤츠에 비해 적기 때문에 높은 관세로 인한 피해가 더 크다. 아우디와 포르쉐 브랜드는 미국 내 생산 시설이 없어, 미국에서의 판매 시 최소 27.5%의 관세를 부과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높은 비용 부담은 폭스바겐의 수익성에 직격타를 주고 있으며, 기업은 지난 25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동안 미국 관세로만 13억 유로(약 2조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같은 분기의 6.5%에서 올해 4.7%로 급감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특히 포르쉐의 경우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1%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의 향후 대미 투자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국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전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향후 더 유연한 생산 방식과 관세 구조를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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