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영국 런던으로 향할 예정이던 영국항공 소속 여객기가 폭염으로 인해 이륙하지 못해 20명의 승객이 기체에서 자진 하차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지난 11일 있었으며, 비상한 날씨와 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해당 항공기는 브라질의 엠브라에르사에서 제작한 ERJ-190 기종으로, 피펜체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에서 출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륙 준비 중 기온이 섭씨 35도에 도달하면서 공기 밀도가 낮아졌고, 이로 인해 항공기가 순항 고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가 늘어났다. 이 상황이 지속되자 항공사측은 비행기에 탑승한 중량을 줄이기 위해 승객들이 자진 하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피렌체 공항은 짧은 활주로 길이로도 문제가 되었는데, 이곳의 활주로 길이가 5118피트로, 런던의 개트윅 공항 활주로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영국항공 측은 “극한의 기후와 짧은 활주로 길이로 인해 이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며 승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당시 승객 중 한 명인 영국인 여성은 “항공사 직원들은 처음에는 36명의 승객이 하차하길 원했지만, 최종적으로는 약 20명만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자진 하차한 승객들은 다음 항공편으로 예약이 변경되었으며, 영국항공은 이들은 호텔 숙박과 교통편을 지원했다.
이런 사건은 기후 변화가 항공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계속된다면, 이륙 시 필요한 활주로 길이가 더욱 늘어나야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영국 리딩 대학의 조니 윌리엄스 교수 연구팀은 기온 상승이 공기 밀도를 낮추어 항공기가 충분한 양력을 노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항공기는 더 높은 속도로 활주로를 질주해야 하며, 전반적으로 더 긴 활주로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 경우, 항공사들은 탑승객 수나 화물량을 줄여야 할 수도 있어, 항공산업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폭염으로 인해 이륙이 지연된 사례는 앞으로도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항공사 및 공항 측에서는 이러한 기후적 요인에 완벽히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