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화가 폴 고갱의 1903년작 ‘자화상(Portrait de l’artiste par lui-meme)’이 약 100년에 걸친 위작 논란 끝에 진품으로 판명됐다. 이 작품은 스위스 바젤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고갱의 마지막 자화상으로 여겨진다. 미술관은 최근 작품의 진위를 놓고 제기된 의문에 대해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방법으로는 출처 조사, 미술 기술 분석, 그리고 국제 전문가 자문이 포함되었다.
해당 작품은 안경을 쓴 인물을 묘사하고 있으며, 고갱이 사망하기 직전 남긴 자화상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1924년의 경매에서 이 작품의 진위 여부가 논란에 휘말렸고, 1928년 쿤스트할레 바젤 전시에서는 ‘추정 자화상’으로 기재되었다. 이번 논란은 수집가이자 자칭 미술 탐정인 파브리스 푸르마누아의 주장으로 촉발됐다. 그는 고갱의 건강이 악화되어 1903년에 제작된 모든 고갱 작품은 위작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더욱 확산되었다.
바젤미술관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보존 부서는 자외선 기술 촬영, 적외선 반사 촬영, 방사선 촬영 등 첨단 기술을 사용하여 작품을 분석했고, 베른 예술 아카데미 미술 기술 연구소와 프랑스 파리의 와일덴슈타인 플래트너 연구소에서 기술 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작품에 사용된 안료는 당시 시점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으며, 고갱의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미술관 측은 작품의 특정 부분이 후에 덧칠 수정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이마, 눈, 코, 턱수염, 목 부위는 1918년에서 1926년 사이에 수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의도적인 위작의 징후는 없었으며, 이는 판매를 위한 수정보다는 일반적인 보완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결과는 고갱의 예술 세계와 그 유산에 대한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것이며, 본 작품의 진품 판정은 100년간의 논란을 종결짓는 의미 있는 결정으로 여겨진다. 이로써 예술감정의 정확성과 보존 기술의 발전이 미술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