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계획을 담고 있는 문서가 앵커리지의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 8페이지짜리 문서는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날, 앵커리지 엘먼도프-리처드슨 합동기지 인근 호텔의 비즈니스 센터 내 프린터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서에는 미 국무부의 공식 표시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서의 첫 페이지에는 회담 일정과 장소가 기록되어 있었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미국을 상징하는 대머리독수리 디자인의 책상용 조각상을 선물할 예정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어서 페이지에는 국무부 담당자의 연락처와 회담 참석자들의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
당초 문서에 따르면, 트럼프와 푸틴은 각각 보좌관 한 명을 대동하는 2대2 형식의 회담을 계획했으나, 실제 회담은 3대3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문서에는 예정된 확대회담 참석자 명단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확대회담 없이 3대3 회담 후 양국 정상이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또한, 문서의 6페이지와 7페이지에는 점심 오찬의 좌석 배치도와 메뉴가 상세히 명시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긴 테이블의 가운데에서 마주 보며 앉고, 총 12명이 참석하는 오찬이 계획되었으나, 최종 회담에서는 오찬이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점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문서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예정된 오찬이 ‘푸틴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열릴 것이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NPR은 해당 문서가 공용 프린터에서 발견된 점이 회담 준비 과정에서의 심각한 실수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를 ‘단순한 점심 메뉴’로 간주하며 보안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는 그 외에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미·러 정상회담은 예상보다 이르게 종료되었고, 원래 계획되었던 오찬은 취소됐다. 각국 정상과 대표단 간의 사실상 업무 오찬이 없던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회담의 짧은 진행시간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