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유조선 공습에 대해 즉각적으로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이번 공격의 주 대상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항구인 오데사의 항만시설이다. 양국 간의 무력 충돌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대표단간의 종전 논의가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예정되어 있다.
로이터통신과 키이우인디펜던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밤 러시아군은 오데사 지역 항만시설에 대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올렉시 쿨레바 우크라이나 복구 담당 부총리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 공격 결과로 7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오데사는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의 지속적인 공격 대상이 되어왔으며, 이번 공격은 이 지역의 전략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에도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해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고 난방과 상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미사일 공격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더욱 강력한 공격”으로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던 참고할 만한 발언을 남긴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번 러시아의 보복 공격은 우크라이나가 해양 드론을 사용해 지중해 중립 해역에 위치한 유조선 ‘켄딜호’를 공습한 것에 대한 반격으로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유조선을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림자 선단은 국제 제재를 회피해 러시아산 석유를 운송하며,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는 선박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수는 1천 척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선박은 자주 국적을 변경하고, 소유 구조 역시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국제 사회의 눈을 피하고 있다.
해양 정보 서비스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오만 선적의 켄딜호는 인도 시카 항에서 출발해 러시아 발트해 우스티 루가 항으로 향하고 있었으며, 이 사건 당시에는 리비아 인근에 있었다. 최근 몇 주간 우크라이나는 흑해에서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들에 대한 공격을 강행하고 있으며, 일부 선박은 튀르키예 해안을 따라 회항하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공습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종전 협상은 이번 주말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마이애미에서 러시아 대표단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특사와 만날 계획이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표단 간의 직접적인 회동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종전 협상은 우크라이나의 영토 문제와 같은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진전을 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최종 합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언급했다. 그동안 미국은 크리스마스를 목표 시한으로 정하고 이 두 국가 간의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영토 문제와 같은 민감한 사안들이 상당수 남아 있어 두 나라가 실제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