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형마트들이 전통적인 바게트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바게트를 29센트(약 470원)로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프랑스 내 평균 바게트 가격인 1.09유로(약 1700원)보다 약 70% 저렴한 가격이다. 이에 대해 전통 제빵사들은 공장형 바게트 판매가 제빵업계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할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제빵·제과협회(CNBP)의 도미니크 앙락 회장은 대형마트의 가격 책정 방식에 대해 “이것은 고객을 유인하기 위한 미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공장형 바게트는 제빵업계 전체의 품질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앙락 회장은 수제 빵집의 경우 인건비가 생산 비용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이는 공장형 생산 방식과의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제 빵집은 반죽 시간을 길게 하고, 현장에서 직접 형태를 만들며, 발효에도 몇 시간이 걸린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형마트들은 자동화된 생산 공정 덕분에 시간당 1만 개의 바게트를 생산할 수 있어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앙락 회장은 “대형마트의 바게트 생산에는 사람이 아니라 기계만 존재한다”며, 이러한 비인간적인 생산 방식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또한, 고정 비용인 건물 임대료와 전기, 수도 요금이 바게트의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지적했다.
한편, 리들의 구매 담당자인 토마 브라운은 “우리에게 바게트는 대량 생산되는 제품이며, 효율적인 운영 모델 덕분에 상당한 규모의 경제를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가격이 저렴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에서 바게트 가격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르클레르 대형 유통업체가 “물가 인상 속에서도 바게트 가격을 0.29유로로 고정하겠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농부와 제분업자, 제빵업자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반발한 바 있다. 그들은 “르클레르가 가치 파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비난하며, 공장형 제품의 등장이 농업 및 제빵업계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이러한 사태는 가격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발생하고 있으며, 소비자와 상인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바게트의 가격 논란은 단순히 한 상품의 가격을 넘어 프랑스의 전통과 문화를 지키기 위한 제빵사들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