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래티넘(백금)의 가격이 올해 초와 비교해 37% 급등하며 금의 상승률을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플래티넘 7월물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1264.50달러에 마감됐으며, 이는 연초 대비 37.1%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동안 금의 가격은 26.9% 상승했으며, 최근 한 달간 플래티넘의 상승률은 무려 20%에 달한다. 전일에는 플래티넘 선물이 장중 트로이온스당 1343.25달러에 도달하여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플래티넘은 귀금속 중 금, 팔라듐과 함께 주요 귀금속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보석, 자동차 촉매, 수소연료전지, 화학 및 유리 산업 등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최근 귀금속 시장에서는 드문 현상인 백워데이션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이날 플래티넘의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268.45달러로, 선물 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다. 일반적으로 선물 가격은 보관 비용, 보험료, 이자 등 미래 인도 비용을 포함하여 현물보다 비쌉니다. 그러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백워데이션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런 플래티넘의 가격 급등은 금값의 강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초과하자,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플래티넘을 선호하게 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플래티넘과 금의 가격 비율은 3.2를 기록하여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플래티넘으로 눈을 돌리는 등 시장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올해 초,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우려로 인해 미국이 플래티넘을 대량 수입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플래티넘의 차입 비용이 상승하면서 가격을 더욱 부추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도 플래티넘 가격 상승세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지수 제공업체 Indxx의 바이합 아가왈 책임자는 “중국에서는 소비 트렌드 변화와 비용 문제로 보석 업체들이 금에서 플래티넘으로 활발히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플래티넘투자협회(WPI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내 금 보석 판매는 작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지만, 플래티넘 보석 판매는 26% 증가했다. WPIC는 올해 플래티넘 공급 부족 규모가 100온스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플래티넘은 금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과 중국 시장의 수요 증가로 후광을 받으면서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