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렌 리라는 이름의 암호화폐 사기범이 ‘피그 부처링(pig butchering)’이라는 수법을 이용해 무려 7360만 달러(약 1,074억 원)를 갈취한 혐의로 미국에서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법무부는 리가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서 형량의 최대 수위에 해당하는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리(42세)는 중국과 세인트키츠네비스 이중 국적을 보유하며, 최소 8명의 공범들과 함께 합법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흉내 낸 위조 웹사이트를 제작했다. 이들은 온라인 데이팅 앱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후, 그들을 속이고 투자하도록 유도했다. 미 법무부는 이 같은 수법을 ‘피그 부처링’ 또는 ‘피싱 사기’로 분류하고 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리와 그의 공범들은 피해자와의 관계를 장기간 발전시키면서 연인이나 전문가로 위장해 신뢰를 쌓았다. 그런 후, 피해자들에게 가짜 거래 플랫폼에 자금을 송금하게끔 유도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실제로 미국 내 쉘 컴퍼니를 이용해 불법 자금을 세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재판 중 리는 피해액 7360만 달러 중 5980만 달러가 미국 내 쉘 컴퍼니를 통한 자금세탁에 사용된 사실을 인정했다. A. 타이슨 두바 미국 법무부 차관보는 이번 판결이 리의 범죄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고 강조하며,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안긴 범죄자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 외에도 이 사건에 연루된 공범 8명은 이미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각자의 형량을 기다리고 있다. 미 법무부는 이번 수사가 비밀경호국(USSS) 글로벌 수사센터의 주도 하에 진행되었으며, 국토안보조사국(HSI)과 연방보안관국(USMS) 등 다양한 기관들이 협력했다. 수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더욱이, 암호화폐 보안 전문 업체 서틱(CertiK)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월 한 달 동안 암호화폐 사기 및 피싱 범죄로 발생한 피해액이 3억 7,000만 달러(약 5,404억 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2025년 2월 이후 최대 규모로, 특히 소셜 엔지니어링 기반 피싱 사기로 2억 8,400만 달러(약 4,148억 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이 주요 이슈로 부각되었다.
이러한 통계는 암호화폐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악성 범죄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기술적 보안만으로는 범죄를 예방하기 어려운 지금, 투자자 개개인의 경각심과 글로벌 차원의 법 집행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당신의 지갑을 노리는 것은 해커가 아니라 심리학자입니다.”라는 말처럼, 리의 사기 사건은 블록체인 기술이 아닌 ‘신뢰’를 겨냥한 피싱 사기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보여준다. 기술을 이용한 투자뿐만 아니라 인간의 판단력이 결정적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질문하는 힘’이다. “이 플랫폼은 정말 믿을 수 있는가?”, “내 자금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와 같은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6년에는 투자자에게 ‘이해 없이 클릭하지 않는 능력’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이와 관련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곳이 많은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