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4선 국회의원 안나 콘툴라(48)가 자신의 성매매 경험을 고백해 핀란드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그는 성노동자 권익을 오랫동안 옹호해온 인물로, 이번 고백은 그의 정치적 경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콘툴라는 16세의 학생 시절, 경제적 어려움과 호기심으로 인해 성매매에 종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생계를 위한 합리적 선택”으로 설명하며, 성매매 경험이 자신의 정치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매매를 처음 시작한 지 2년 후, 첫 번째 남편과의 관계로 인해 이 일을 중단했지만 결혼 생활의 파탄 이후 다시 성매매를 재개했다고 전했다. 콘툴라는 핀란드의 성노동자 권익 옹호 단체인 살리(SALLI)를 공동 설립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 2006년 성매매 관련 법안이 통과될 때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 조항이 포함된 것을 ‘부분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그녀는 이번 고백이 성매매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의 경험을 회고록에 담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콘툴라는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고 사회복지사로 전향해 안전한 성교육 제공에 힘쓸 계획이다.
하지만 그녀의 고백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핀란드 법심리학자 피아 푸올라카는 콘툴라가 성매매를 “다른 일과 다르지 않다”고 표현한 점을 문제 삼으며, 이는 성매매를 정상화하려는 시도를 암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푸올라카는 문명국가의 의무는 누구도 자신의 신체를 팔지 않아도 되는 조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콘툴라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동아프리카 성노동자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정치학 박사과정생은 성노동을 자유를 행사하는 형태의 하나로 바라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이 선택한 범위 내에서 성노동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에서는 성매매가 특정 예외를 제외하고는 합법적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콘툴라 의원이 성매매를 시작했을 당시에도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2006년에는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나 인신매매 피해자의 성매매가 불법으로 규정되었다.
이번 사건은 성매매와 성노동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인식의 변화를 촉구하며, 정치인 개인의 경험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