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 스테이블코인 발행 놓고 내부 갈등 심화…“규칙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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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인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가 자체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USDH’ 발행을 계획하면서 큰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프로젝트 측은 새로운 발행 팀을 공개 모집하고, 커뮤니티 투표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발표했지만, 기존 팀들 사이에서는 “게임이 시작된 후에 규칙을 변경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디스코드 채널을 통해 “Hyperliquid-first, Hyperliquid-aligned, 그리고 규제에 적합한 스테이블코인을 출범시킬 팀을 모집한다”며 제안을 접수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는 지원한 팀이 커뮤니티의 검증을 받은 후, 5일 동안 진행되는 검증자 투표에서 과반의 지지를 얻으면 USDH 티커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리퀴드 측은 이번 시도가 장기적인 확장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가상자산 팀인 Hyperstable이 이미 ‘USH’라는 이름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고 론칭을 끝냈다는 점이다. 이 팀은 원래 USDH 티커를 원했으나, 플랫폼 측에 의해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상황에 직면했다. Hyperstable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이름으로 개발을 마쳤고, 이제 와서 USDH 티커를 공개 모집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경기가 시작된 후에 규칙을 바꾸는 것은 공정하지 않으며, 만약 USDH 티커를 허용한다면 조직에서 직접 발행하거나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이번 사안을 미국에서 최근 통과된 GENIUS 법안과 연결 짓고, 하이퍼리퀴드 측이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Hyperstable 측은 “어떠한 규제 변화가 있었다 하더라도, 기존에 약속된 팀을 배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이번 논란의 핵심은 결국 규제보다는 공정성이라는 점이다.

또한, 새로운 제안팀인 네이티브 마켓(Native Markets)의 정체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회원들은 “공고가 올라오기 전 불과 5시간에 새 지갑 주소로 자금이 이동했으며, 이 팀이 해당 지갑과 연결되어 있다”며 독립성을 의심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 재단이 스테이킹된 HYPE 토큰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겉으로는 공개적인 경쟁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이미 내정된 팀을 위해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생태계에서 극히 중요한 인프라로 인식되며, 특히 디파이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결제 수단과 거래 방식 제공은 생태계 확대의 키가 된다. 하이퍼리퀴드 역시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으로 신속하게 성장했지만, 독자적인 스테이블코인 없이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투명성 부족’ 문제를 일으키며, 오히려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이퍼리퀴드의 검증자들은 향후 5일 내에 USDH 발행 주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문제를 넘어 플랫폼 거버넌스의 신뢰성과 커뮤니티 합의 구조를 시험하는 사건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기술 자산이 아니라 투명성, 규제, 신뢰가 얽힌 복잡한 퍼즐임을 이번 논란이 다시 한 번 상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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