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의 공공부문 국가부채가 처음으로 1700조원을 넘어섰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일반정부 및 공공부문 부채 집계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부채(D3)는 1738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5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주로 주택과 도로사업을 위한 차입금의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의 국가부채 통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만을 현금주의 회계 방식으로 합산한 국가채무(D1)를 기본으로 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D1의 국가채무는 1175조원으로, 이는 전년 대비 48조2000억원 증가한 수치이다. D1 통계를 바탕으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산하 비영리 공공기관 357곳의 부채를 발생주의 회계 방식으로 합산하면 일반정부 부채(D2)가 된다. 지난해 D2에 해당하는 일반정부 부채는 1270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53조5000억원 증가했다.
D2에 비금융 공기업 159개의 부채를 더하면 D3라는 공공부문 부채가 산출된다. 이 통계는 포괄적인 국가부채 통계를 제공하며, 정부는 매년 이러한 부채 통계를 통해 공공부문의 재정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공공부문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1700조원을 돌파한 주된 원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의 부채 증가에 있다. LH의 부채는 정책사업 확대와 차입금 증대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8조7000억원 증가한 반면, 한국도로공사 부채는 고속도로 건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3조2000억원 늘었다. 지방의 비금융 공기업 중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부채도 2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렇듯 D1, D2, D3 모두 증가했지만,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역으로 감소했다. D1의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46%로, 전년 46.8% 대비 0.8% 포인트 하락했다. 일반정부 부채 D2의 비율 또한 지난해 49.7%로 전년의 50.5%에서 0.8% 포인트 떨어졌다. D3의 공공부문 부채비율도 지난해 기준으로 68%로, 69.5%에서 1.5%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명목 GDP는 2556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기 때문에 D1, D2, D3 부채비율이 모두 감소했다”며, “D2와 D3 부채비율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2018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러한 부채 통계 발표는 공공부문 재정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주택 및 도로사업 차입금이 늘어난 한국의 경제 구조 속에서 정부는 어떻게 재정적 건전성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이는 향후 경제 정책의 방향성과 밀접한 연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