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의 강점을 제외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열세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한국의 주요 산업이 중국과의 치열한 경합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생산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서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첨단산업의 한중 경쟁력 분석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분야에서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중국은 팹리스와 AI 칩 설계 및 후공정 분야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전략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며 AI 칩과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조은교 산업연구원 중국연구팀장은 “중국은 2025년까지 70% 자급률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팹리스와 후공정에서는 수준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의 대형 기술 기업들이 AI 칩 설계와 활용을 증가시키면서 그들의 경쟁력이 강화되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미중 무역전쟁 초기 목표는 중국의 고립이었지만, 오히려 중국은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AI 칩 제재 속에서 단순히 기술 및 하드웨어에 대한 추격 전략을 넘어서, 자기 스타일의 AI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AI 모델 개발을 넘어 반도체 칩과 관련 시스템을 포함한 독자적인 기술 생태계를 의미한다.
보고서는 한국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동등한 경쟁 수준에 놓여 있다고 평가하지만, 반도체 가치 사슬의 여러 지표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음을 보여준다. 한국은 여전히 반도체 장비와 메모리 반도체 생산, 첨단 파운드리 공정 및 글로벌 판매에서는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 생태계에서는 중국에 비해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고 분석됐다.
AI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은 한국과 중국 간 경쟁력을 더욱 격차를 벌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15차 5개년 규획’에서 새롭게 현대적 인프라를 AI, 반도체 및 고성능 컴퓨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의 전략 자산으로 재정의하였다. 한국은 AI, 소프트웨어 및 데이터 중심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있어 중국에 뒤쳐진 모습이다. 가격 경쟁에서도 중국의 저가 공세에 한국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취약점이 누적되고 있다고 조 팀장은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경쟁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 나아가, 중국을 테스트베드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는 한국이 기존의 생산기지로서 중국을 활용하던 전략에서 벗어나 수평적 경쟁 관계로서의 대응 방안을 고찰해야 함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