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 관련 주식들은 여전히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적절히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유럽의 국방 예산 증대에 따라 방산업종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가 역사적 최고가를 경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1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67% 상승하며 79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1일에 기록한 52주 최고가를 또다시 갱신한 것으로, 방산업체의 주가가 상승하는 배경은 유럽의 국방 예산 증가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이 깊다. 방산업체의 연간 무기 수출액은 지난해 40억5000만 달러에 달해, 지난 10년 간 10배가 증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최정환 LS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글로벌 지정학적 상황과 유럽 내 방산 산업 역량을 감안할 때, 한국의 방위 산업체가 단기적으로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흐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방산업체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과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나 반도체와 관련된 주식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잦아지며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0.33% 하락하여 18만2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삼성전자는 약간 상승했지만 여전히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는 무려 8.43% 하락했고, 삼성전자도 4.42% 내렸다. 이러한 반도체 기업들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으며,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이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심리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및 보편 관세 적용 여부에 따라 수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 심리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전자제품에 대한 상호관세 제외가 이루어지면서 애플의 공급망에 속하는 부품회사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폰의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5.81% 상승하며 14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기업 비에이치도 4.45% 상승하여 1만24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 변화는 한국의 방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에서는 여전히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각 기업들은 이와 같은 시장 변동성에 긴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