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4월 1일부터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정식으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인한 시장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전쟁으로 인한 외환시장의 불안정 속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단계적으로 유입될 것이며, 이는 환율과 금리 안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편입 직후 원화의 강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동시에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WGBI 편입은 4월부터 11월까지 약 8개월에 걸쳐 차근차근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25개 나라의 국채가 WGBI에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의 예상 편입 비중은 약 2%로, 편입 국가 중 9번째로 큰 규모로 평가된다. WGBI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이지(FTSE) 러셀이 관리하는 글로벌 국채 지수로, 한국 국채가 이에 편입되면 세계 대형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와 같은 글로벌 투자 기관들의 자금이 자동으로 한국 국채에 할당된다. 증권가에서는 약 520억에서 620억 달러(약 70조에서 90조 원)에 달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이 예상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이 과거 WGBI 편입 사례를 분석한 결과, 각국의 대내외 경제 환경 및 금융 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의 영향력은 차별적으로 나타났다. 이찬희 연구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 “WGBI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부분적인 금리 안정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와 이스라엘의 사례를 통해 WGBI 편입의 영향력이 달랐음을 강조하며, 특히 뉴질랜드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채권 순유입이 예상의 3분의 1 수준인 13억 달러에 그쳤던 반면, 이스라엘은 코로나19 사태로 금리가 완화되던 시점에 편입되어 채권 순매수가 124억 달러에 달해 WGBI 추종 자금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평가했다.
환율 상승이 수입 물가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속에서, 대량의 달러 자금 유입이 원화의 가치를 방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WGBI 편입으로 외국 달러 자금이 유입되어 한국 국채 구매가 활성화될 경우, 환율 안정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무엇보다 중동 지역 전쟁의 긴장 고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자금 유입이 몇 개월에 걸쳐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LS증권은 WGBI 편입 직후의 즉각적인 금리 하락이나 원화 강세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재의 경제 환경을 고려한 신중한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전쟁이 짧은 기간 내에 종료될 경우 WGBI 편입의 영향으로 환율이 달러당 1400원대 중반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WGBI 편입에 맞춰 자금 유입 과정의 여러 장애 요소를 해소하고 적극적인 자금 유입 촉진을 위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과 함께 상시 점검체계를 가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