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비와 투자 감소… 고용시장 정체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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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소비와 투자 모두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소비 진작 노력에도 불구하고 8월 소비 지표가 18개월 사이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2.4% 감소하며, 지난해 2월 이후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특히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의 매출이 급감하며 소비 감소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소비 위축은 정부가 민생쿠폰을 통해 소비 진작에 나선 후 불과 한 달 만에 나타난 현상으로,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어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투자 역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8월의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1%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해 저조한 투자 흐름을 이어가는 결과다. 소비와 투자의 동시 하락은 생산 지표에도 영향을 미쳤고, 8월 전산업생산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114.5로 나타났다.

고용시장 또한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첫 직장에 취업하는 입직과 이직이 모두 줄어들면서 고용시장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가 작년 동월 대비 1만7000명 감소하며 총 2026만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에 이어 4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 부문에서도 고용자 수가 줄어들며 부진을 겪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강화의 여파로 8월 건설 기성은 전월 대비 6.1% 감소했으며, 건설업 종사자 수는 15개월 연속 감소하며 8만3000명이 줄어들었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1만9000명이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이후 역대 최대 감소폭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경제는 소비, 생산, 투자, 고용 모든 지표에서 부진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성장하고 있는 대만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경제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정책을 추진하면서도 산업 구조조정에는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이 한국의 저성장 문제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대만보다 산업이 다양하고 인구도 많아, 산업 구조개혁을 6년 전부터 진행했어야 했다”며, “인구 절감 상황에서 근로시간을 줄이고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정책은 오히려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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