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시장, 개미 투자자들의 ‘빚투’ 규모 15조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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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주식시장에서 개미 투자자들의 ‘빚투’(빚으로 주식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15조2066억원으로 증가하며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개미들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리고 있다.

2023년 초반에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9조원대였으나, 6월부터 국내 증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빠른 속도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코스피가 3800선을 넘어선 지난 20일 이후로 신용융자 잔액은 매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22일에는 처음으로 15조원 선을 돌파한 상황이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증거금을 내고 증권사에서 주식 매수 자금을 대출받는 거래로, 거래 만기는 일반적으로 180일이다. 이는 특히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에 열중하는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최근 삼성전자의 빚투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SK하이닉스의 빚투는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이러한 경향은 SK하이닉스가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폭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콤의 데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장중 9만9900원까지 상승한 21일부터 24일 사이에 신용융자 잔액이 315억원 감소했으며,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같은 기간 신용잔액이 134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성전자가 급격한 상승 후 개미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반면,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여전히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빚투를 늘리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처럼 ‘빚투개미’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코스피의 하루 거래대금은 20조원을 넘나드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코스피시장에서의 거래대금은 21조7093억원에 달했으며, 이는 올해의 일평균 거래대금인 11조5675억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거래대금은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시장의 과열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투자자와 증권업계 사이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기대감이 유지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정용택 수석연구원은 “시장을 향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 있기 때문에 거래와 신용잔액이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개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반영한 발언을 했다. 또한, JP모건은 한국 증시의 목표치를 5000으로 상향하는 리포트를 내고, 한국 증시가 단기적인 과열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은 메모리 반도체, 금융, 지주사, 방산업체, 조선, 전력 설비 등을 주요 투자 분야로 제시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여러 종목을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지수가 상승할수록 단기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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