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기대감 속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매수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 오른 2441.92 포인트로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2.79% 상승하여 705.77 포인트에 도달했다. 이 날 코스닥 지수는 지난해 11월 12일 이후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의 3대 주요 지수는 약보합세를 보였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57% 하락하는 등 다른 주요국 증시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 2807억원, 선물 시장에서 7239억원을 순매수하며 전날까지 매도세를 보였던 기조를 바꿨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도 143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긴급 조치가 발효된 이후 외국인들은 지난달 4조2369억원을 순매도했던 코스피에서 상승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1조원 이상의 매수세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수세는 긴급 조치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 안정성이 확보되면서 한국 증시의 가격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1170억원, 삼성전자를 351억원, 삼성SDI를 222억원 순매수했다. 특히 반도체 관련 기업들에서 강한 매수세가 나타났는데, 이는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1.87%, SK하이닉스는 6.25%, LG에너지솔루션은 2.89% 상승했다.
또한, 배터리 및 2차전지 관련 주식들도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정부의 리튬 추출 기술 규제를 강화할 경우 한국의 2차전지 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이날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퓨처엠은 각각 7.11%와 6.09% 상승했다. 현대차의 전기차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향후 매도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오후 1시 30분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한다고 발표하며 외국인 매도세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상승폭이 줄어들기도 했다. 이후 코스피는 2454.67 포인트에서 2439.58 포인트로 하락했으며, 코스닥 지수도 705.55 포인트에서 699.95 포인트로 떨어졌다.
이러한 변동은 정치적 상황이 장기화될 것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 개장 이후 1시 30분까지 271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후 10분 만에 273억원을 순매도하며 오후 1시 40분까지는 2437억원 순매수로 집계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500억원을 순매수하다가 이후 457억원을 순매도하며 변동성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