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지난 10년 동안 2배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단 24%의 상승률에 그쳤다. 이는 코스피 시장이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로 인해 왜곡되었으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이 부족한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에프앤가이드의 집계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동안의 코스피 상장 기업의 지배주주순이익은 48조7156억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7배 증가한 수치이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는 지난 20일 기준으로 2405.15에 거래되어, 10년 전과 비교하여 고작 24.6%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연평균 약 2%의 상승률에 불과하며, 배당을 감안해도 은행 예금과 대등한 수준이다.
반면, 미국의 S&P500 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순이익이 2.09배 증가했으나, S&P500 지수는 무려 196% 상승하였다. 이런 현상은 한국 증시에서 신규 상장 기업과 유상증자가 대거 이뤄지며 주식 발행량이 증가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특히, 2022년에는 LG에너지솔루션, SK, 카카오의 계열사들이 무더기로 상장하면서 주식 수가 대폭 늘어나게 되었지만, 이들 신규 상장 종목들은 이듬해에 큰 폭 하락하였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의 애플은 주주 환원 중 80% 이상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사용하고 있으나, 한국 기업들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최대한 현금을 유보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저평가 해소의 확실한 신호일 뿐만 아니라, 주당 순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전반적으로, 한국 증시는 무절제한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의 남발로 인해 시장 왜곡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이 주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각 기업들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지 않는 한, 한국 증시의 지속적인 성장과 회복은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