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 증시에서 자사주 소각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주주환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결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자사주 소각 결정 금액은 총 12조3923억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해 전체 소각 규모인 13조2981억원과 거의 근접한 수치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자사의 주식을 매입한 뒤 이를 소각함으로써 시장에서 주식 수를 줄이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법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상반기 동안 만 5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통해 이미 3조원 규모의 보통주와 우선주를 소각했으며, 앞으로도 자사주 매입의 상당 부분을 소각할 계획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삼성전자가 주가 방어와 주주가치 증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금융사들도 자사주 소각에 부응하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였으며, KB금융도 각각 5200억원과 3000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이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데 기인한 것이다.
소액주주들의 압박도 자사주 소각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 소액주주들이 활동하는 플랫폼 ‘액트’를 통해 올해 첫 분기에만 이마트와 솔루엠 등 5개 기업에 자사주 소각을 공식 요청하였다. 이마트와 솔루엠은 이러한 요구에 응답하여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도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자사주 소각의 의무화를 언급하며, 이러한 방식이 기업들이 자사주를 경영권 방어 등으로 악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보유한 자사주는 전량 소각하고, 신규 매입 시에도 신속한 소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현재 자사주 소각 확대 기조는 주주환원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이번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자사주 소각 결정 규모는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한국 증시의 종합적인 주주환원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기업들은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