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최연구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한국 학생들이 자신들의 전공을 선택할 때 주변의 평판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전공 선택을 방해하고 있으며, 결국 인재 양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인터뷰에서 “대학의 서열화는 물론 문제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전공 서열화”라며 “학생들이 평판을 의식해 전공을 선택하면 본인과의 적성 미스매치가 생기고 이는 인재 양성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교육 환경에서 전공 선택은 학생의 성적과 적성보다는 주변의 인식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경향이 뚜렷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자유전공모집을 보편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전공제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세계경제학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으며, 서울대의 2013~2016년 사회과학학부와 자유전공학부 신입생들의 전공 선택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분석 결과, 사회과학학부에 입학한 학생 338명 중 75.7%가 2학년 때 경제학과로 전환한 반면, 자유전공학부에서는 경제학을 선택한 학생 비율이 54.7%에 불과했다. 이는 학생들이 평판을 고려하여 경제학을 선택하게 된 결과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졸업장의 전공 기재 방식이 학생들의 전공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하며,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자신이 자유롭게 선택한 경우로 이해받기 때문에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사회과학학부의 학생들은 적성에 어긋나는 전공 선택을 하여 학업 성과가 저조한 반면,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은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평판 추구가 개인에게는 이득처럼 보일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는 비효율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대의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전공 선택의 효율성을 줄이고 보다 생산적인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자유전공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교육 시스템이 개인의 적성을 고려해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전공 서열화 문제와 학생들의 적성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평판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교육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