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3월. 이 시기가 되면 한국의 Web3 스타트업 대표들은 해마다 변함없이 동일한 고민을 하게 된다. “이번에도 가수금으로 처리해야 하나?” 이 질문이 의미하는 바는, 회사의 수익이 대표 개인 계좌를 통해 처리되고 그 결과 장부에는 ‘대표자 단기차입금’으로 기록된다는 것이다. 즉, 법인이 획득한 수익이 대표 개인의 차입금으로 기록되는 것인데, 세무사들은 매년 이렇게 처리할 것을 권장한다.
현재 한국 금융위원회는 2025년 2월에 발표한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 로드맵’을 통해 법인 계정의 개설을 예고했다. 그러나 실제로 허용된 거래의 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비영리법인, 검찰 및 지자체 등 법집행기관, 가상자산거래소 자체의 기존 보유 가상자산 매도만 허용되며, 투자 목적의 매수·매도는 여전히 금지되어 있다.
2023년 상반기에는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 등록을 완료한 법인에 대해 2단계 시범 허용이 논의 중이나, 현실적으로 절대다수의 Web3 스타트업이 속한 일반 영리법인은 3단계까지 가야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이 과정은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Web3 서비스를 운영하는 영리법인이 거래소에 계좌를 열 수 없는 상황이다.
오프램프란 가상자산을 법정화폐로 전환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개인이 거래소에서 코인을 팔아 출금하는 자체가 기업 단위로 전환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회사가 서비스로 번 수익을 원화로 바꿔 직원 급여 및 세금, 사무실 임대료를 지불하는 일련의 과정이 바로 오프램프다.
현재 한국의 Web3 기업들은 이 오프램프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개인 계좌를 통해 수익을 전환하고 있다. 기업 지갑에 쌓인 수익이 법정화폐로 전환되지 못하므로, 대표 개인 계좌로 돈을 이체해 비용을 처리하는 구조가 형성된다. 이렇게 되면 회사의 수익이 개인 계좌를 거쳐서 처리되면서 장부의 ‘대표자 가수금’과 같은 형태가 된다. 이로 인해 법인 구조 상 여러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정부는 Web3 산업 진흥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 기본적인 재무 흐름을 합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한 현실이다. 이는 법적 리스크, 투자 유치 장벽, 스케일업의 한계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개인 계좌를 통해 기업 수익을 관리하게 되면, 배임이나 자금세탁 의혹을 받을 수 있으며 이는 투자자 실사 과정에서 큰 장애가 된다.
결국 이 구조의 모순은 한국의 Web3 기업들이 해외로 법인을 이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Web3 기업들은 이미 해당 인프라가 잘 마련되어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솔라나 기반 서비스에서 발생한 수익이 정식 법인 계좌로 바로 유입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은 법인 재무 구조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로드맵은 존재하지만, 시장의 변화가 더 빠른 만큼 제도의 개선도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2025년 세계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3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기업용 오프램프 시장 규모는 162억 달러에 달한다. 이 인프라가 한국을 우회해 자리를 잡는다면, 나중에 따라잡는 비용은 지금 제도를 정비하는 비용보다 더 클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도 많은 한국 Web3 기업 대표들은 ‘가수금’이라는 단어를 장부에 적으며 정상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돈을 회사 계좌에 합법적으로 넣을 수 없는 상황에서 산업 진흥 정책은 그저 구호에 불과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