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무역 협상에서 러트닉 장관은 강경한 태도로 저명하며, 과거의 정부들과의 긴장 관계가 점점 후퇴하면서 협상 테이블에 선출된 것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을 뒷받침하는 러트닉 장관은 협상 상대방을 거칠게 압박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어, 협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협상에서의 장애물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으로, 이는 한국이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약속한 투자와 관련된 사항이다. 러트닉 장관은 한국 정부에 현금 투자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반영한 협상의 경과는 다소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 간의 무역 합의로 인해 러트닉 장관의 입지가 더욱 강화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일본은 협상에서 관세 인하를 대가로 550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고, 한국 또한 이를 기준으로 유사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한미 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는 미국이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명분으로 동맹국인 한국조차 급박하게 압박하는 과도한 요구 때문이다. 정부는 러트닉 장관과의 협상에서 지나치게 의존하며 고압적인 압박에 처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협상 과정에서 한국 장관은 이어서 워싱턴 D.C.에서 뉴욕, 스코틀랜드까지 여러 차례 소환되었으며, 이는 매우 고압적인 협상을 의미한다. 동맹국 간의 상호 존중이 사라진 이러한 태도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정부의 상황 판단에도 문제가 많다. 협상 직후부터 대미 투자와 농산물 개방에 대한 양국 간의 시각 차이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투자에 대하여 “미국이 소유하고 통제하며, 투자처 또한 미국이 결정한다”라고 명시했다. 이는 정부가 주장했던 방식과 명확하게 다르며, 정식 합의문이 결여된 점은 협상에서 큰 허점으로 작용하였다.
현실적으로 3500억 달러의 현금 투자는 추진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협상에서의 실패는 피할 수 없지만, 높은 자동차 관세를 감수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대미 협상 전략을 재점검하고, 러트닉 장관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협상 지형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소고기 및 쌀과 같은 ‘레드라인’을 설정했던 카드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 여지를 넓히는 것이 시급하다. 협상 실패를 미국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이는 결국 반미 감정을 야기함으로써 실익을 얻기 어려운 선택이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또한 변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어려운 국면에서 돌파구를 찾는 능력, 이것이 진정한 외교의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