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소액주주들의 불만과 금융당국 및 정치권의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 관련 개편안을 발표했다. 회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규모를 축소하고 오너가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를 유상증자에 참여시키기로 결정했다.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증권 신고서 기재 내용을 정정 발표하며,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싱가폴이 총 1조30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달 전 한화에너지가 자회사인 한화오션의 주식을 매입한 뒤 투자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갑작스러운 유상증자를 발표했으나, 이는 주주들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이로 인해 회사는 소액주주의 부담을 덜고 승계 논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백기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발표한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김승연 한화 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한 한화에너지가 유상증자에 참여함으로써 자금 지원을 확보하고, 소액주주들에게는 15%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목적이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소액주주들의 부담을 줄이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문제를 최소화하여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였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지분 매입 비용을 수렴하여 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화 하려 했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한화 계열사의 주가는 13% 하락하는 등 시장 위축을 초래하였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증자 시점, 자금 사용 목적, 지배구조 재편과 증자 연관성 등을 포함한 추가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여기에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대표가 유상증자에 대해 비판적인 글을 SNS에 올리면서 한화그룹은 더욱 큰 압박을 받았다.
현재 신주 발행 가격은 기존 60만5000원에서 53만9000원으로 15% 할인된 가격으로 조정되었으며, 청약 예정일은 오는 6월 4일부터 6월 5일로 연기되었다. 그러나 주주 배정 유상증자의 규모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주당 순이익(EPS) 희석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사태를 계기로 깊은 반성과 함께 소액주주들의 우려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소액주주와 대주주 간의 갈등을 완화하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긍정적 재무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