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투자 사기 사건인 ‘해시플레어(HashFlare)’에 대한 형량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피고와 검찰 간의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검찰은 약 5억 7,700만 달러, 한화 약 8,020억 원 규모의 폰지 사기에 대해 최소 10년의 실형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피고 측은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수감되어 있으며 자산 환수를 통해 피해자에게 보상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시플레어 사건의 두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 포타펜코(Sergei Potapenko)와 이반 튀뢰긴(Ivan Turõgin)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클라우드 채굴 서비스인 해시플레어를 운영하며 약 44만 명의 투자자로부터 총 5억 7,7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가짜 수익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신규 투자자의 자금을 기존 투자자에게 돌리는 전형적인 Ponzi Scheme을 실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022년 11월 에스토니아에서 체포되어 16개월간 복역한 후, 2024년 5월 미국으로 송환되었으며 유·무선 통신 사기 공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현재는 보석 상태로 자유로운 재판을 받고 있다. 피고 측은 제출한 양형 의견서에서 에스토니아에서의 수감 기간이 상당한 처벌이었으며, 자신들이 혐의를 인정하고 미국 당국과의 협력 행위를 고려할 때 감형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피고 측은 검찰의 주장과는 달리 피해 규모가 크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해시플레어의 약 39만 고객이 투자한 금액은 4억 8,700만 달러에 이르지만, 그들이 암호화폐로 인출한 총액은 23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암호화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초기 투자자들이 이익을 봤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피고 측은 최근 미국 정부와의 합의를 통해 4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몰수하는 결정을 내렸고, 이를 통해 모든 피해자가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형량은 과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이번 사건을 “끔찍할 정도로 악질적인 범죄”로 묘사하며 피해 금액이 약 3억 달러에 달하고 피고인들이 이를 통해 사치스러운 삶을 영위해 온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 사건은 전례 없는 규모의 암호화폐 사기로 기록되어 최소 10년의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시플레어 사건은 암호화폐 산업 내 제도적 규제가 결여되었던 시기의 구조적 불안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이와 관련된 규제 정책 및 사법 판결의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