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에서 주주 관여펀드로의 변화, 소통을 통한 장기 성장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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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주 행동주의펀드의 시대가 저물고 있으며, 그 자리를 주주 관여펀드가 차지하고 있다. 최근 상법 개정으로 소액주주 보호가 강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이러한 주주 관여펀드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기업의 경영진은 외부 펀드를 단순히 경계하기보다는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한 전략적 동반자라는 관점에서 소통 채널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자본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기업과 주주 관여펀드 간의 협력이 일반화되고 있다.

영국 거버넌스 리서치 기업인 딜리전트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동안 행동주의펀드의 표적이 된 아시아 기업 수는 60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0곳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이와 비슷하게 한국에서는 행동주의 캠페인 대상 기업 수가 52곳에서 22곳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향이 펀드들이 공격적인 수단인 주주서한 발송이나 위임장 대결 없이도 기관 투자자들이 경영진과 원만한 대화를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향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주주 행동주의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 시장에 투자하는 홍콩계 펀드인 오아시스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월부터 일본 소비재 기업 가오를 상대로 캠페인을 전개하며, 매출 총이익률과 투하자본수익률(ROIC)의 지속적인 악화를 지적하고 해외 성장을 위해 마케팅 및 공급망 관리 전략 개선을 제안했다. 그들은 이러한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후보 5인을 비공식적으로 영입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기존의 행동주의펀드가 때때로 적대적 공격자로 인식되었던 반면, 주주 관여펀드는 장기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협력자로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쿠 이치로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PIPE 총괄은 경영진을 무작정 공격하기보다는 대화를 선호하는 주주 관여펀드가 일본을 넘어 한국에서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공개 활동 전 경영진이 펀드와의 협의를 통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주주 관여펀드는 경영진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장기 성장을 도모하는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의 기업 지배구조와 경영 철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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