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CFO들은 앞으로의 경제 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 인수합병(M&A) 계획을 두고 매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설문에 응답한 CFO 중 76%는 내년 M&A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그 주요 이유로는 ‘주력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응답이 80%로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관망하겠다’는 의견도 33.3%를 차지했다. 이는 환율 변동성과 기업 규제 리스크,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하여 방어적 재무 운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CFO들의 58.5%가 내년 재무 전략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겠다’고 응답했으며, 모험적인 재무 전략을 세우겠다는 기업은 단 한곳도 없었다. 유동성 확보가 자금 운용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56.1%의 CFO가 이를 꼽았고, 부채 감축이 가장 중요한 재무 목표로 48.8%가 동의하는 등 내실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조달 비용 증가를 예상하는 비율이 34%에 달해,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신용등급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응답자도 92.7%에 달하며, 자금 수요는 존재하지만 신용 악화가 우려된다는 점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약 106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17% 증가했다. 이는 원화의 약세와 국내 시장 금리가 급등하며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본시장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 및 배당 확대 등의 정책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는 대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내년 기업 자금 사정에 대한 전망에서는 응답자의 87.8%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향후 M&A 시장의 활성화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은 14.6%에 불과했다. 오히려 한계 기업의 증가로 인한 비자발적 구조조정이 주요 거래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기업 CFO들은 내실 관리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시장 안정 상황에서 선택적 투자나 전략적 M&A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내년 자금 집행의 주요 목적 중 하나로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48.8%로 가장 높았다.
이와 같은 섣부른 M&A 계획을 지양하는 경향은 특정 산업 부문에서 더욱 두드러지며, 내수 경기 침체 및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인해 석유, 화학, 철강과 같은 분야에서 큰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도 어려운 경제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더욱 신중하게 자금 관리를 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