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의 광산 마을인 뉴먼 근처의 필바라 사막에서 큰 크기의 의문의 물체가 불타는 상태로 발견돼, 현지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이 물체가 지구 대기권에 재진입한 우주 쓰레기로 추정하고 있으며,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을 비롯한 여러 매체가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2시경에 발생했으며, 광부들은 약 30㎞ 떨어진 외딴 도로에서 이 불타는 물체를 발견한 후 즉시 소방 당국에 신고했다.
현재 소방 당국과 경찰, 호주 우주국, 광산 운영자 등은 이 물체에 대한 합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주 교통안전국은 이 잔해가 상업용 항공기와는 연관이 없다고 밝혔으며, 현지 경찰은 SNS를 통해 초기 평가 결과 이 물체가 탄소 섬유로 제작된 복합재로 덮인 압력 용기 또는 로켓 탱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는 이전에 보고된 우주 쓰레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앨리스 고먼 호주 플린더스 대학 우주고고학과 교수는 해당 물체가 중국의 제룽-3 로켓의 4단 부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룽 로켓은 고체 연료 기반으로 상업용 인공위성 발사에 사용되는 로켓으로, 최근 중국이 이 로켓을 여러 차례 발사했다. 고먼 교수는 이 잔해가 9월 25일에 발사된 로켓의 일부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지구 궤도를 돌고 있던 로켓 잔해가 재진입 징후 없이 갑자기 나타난 것이라 덧붙였다.
우주 쓰레기가 지상에 추락하거나 발견되는 일은 드물며, 이는 로켓 발사를 할 때부터 지상에 떨어질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기 때문이다. 노후한 우주선은 통제된 재진입을 통해 대기에서 타버리도록 설계되어 있어 큰 파편이 지구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지구 표면의 대다수가 바다로 이루어져 있어, 일반적으로 우주 쓰레기는 바다에 떨어지는 것이 더 빈번하다.
그러나 최근 로켓 발사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 우주 쓰레기가 계획된 궤도를 이탈하여 지상에 떨어지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고먼 교수는 로켓 발사 주체들이 우주에 남은 물체에 대한 ‘수명 종료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록 우주에서 잔해가 불자기 발견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최근 사건은 우주 쓰레기가 지상에 떨어질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호주 우주국은 잔해에 유해 물질이 남아있을 수 있으므로, 발견 시에는 꼭 손대지 말고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전날 미국 항공기가 비상 고도에서 정체불명의 물체와 충돌하여 비상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으나, 공중에서의 이러한 사건은 우주 쓰레기가 항공기와 충돌할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