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운동가 네이선 로, 싱가포르 입국 거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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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홍콩의 우산혁명을 이끌었던 민주 활동가 네이선 로가 싱가포르 정부에 의해 입국 거부당한 사건이 보도되었다. 네이선 로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와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자가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입국 심사를 받으려 했지만, 구금당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경에서 4시간 동안 억류된 후, 이민국 직원으로부터 그의 입국이 거부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로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이유”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있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한 비자를 3주 전에 발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야 했다. 로는 영국 정부가 발급한 난민여행증명서도 소지하고 있었던 상태다.

네이선 로는 2014년, 22세의 나이로 홍콩에서의 대규모 민주화 운동인 우산혁명을 이끈 주역으로,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영국으로 망명한 후 2021년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그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혐의로 홍콩에서 체포되어 복역 중인 조슈아 웡과 함께 민주화 정당인 데모시스토를 창당했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다양한 범죄에 대해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홍콩 당국은 네이선 로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그를 지명수배 중이다. 홍콩 정부는 로와 같은 해외에 거주하는 민주화 운동가를 체포하기 위해 100만 홍콩달러(약 1억8000만원) 규모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FT는 네이선 로의 싱가포르 방문이 위험한 결정이라고 보도하며, 싱가포르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로는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정치 범죄는 범죄인 인도 조약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인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만약 당국이 그의 인도를 원했었다면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전에도 홍콩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왔으며, 2019년에는 한 활동가가 웡과 화상 연결로 참여한 온라인 포럼을 주최한 이유로 벌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더욱더 부각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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