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보험 당국이 보험사들이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허용하기 위한 규제 변경 검토에 착수했다. 이러한 새로운 규제가 도입될 경우, 보험사들의 자금이 비트코인(BTC)과 같은 디지털 자산으로의 흐름을 촉진할 가능성이 커진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홍콩 보험당국(Insurance Authority)은 보험사들이 암호화폐 및 관련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산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개편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보험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제안된 규제의 핵심은 ‘암호화 자산 투자 시 100% 리스크 차지’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보험사가 암호화폐를 보유할 경우, 그 금액 전액에 해당하는 자본을 별도로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보험사가 100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한다면, 같은 규모의 자본금을 준비금으로 보유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장치는 높은 변동성을 가진 자산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번 규제 개편 제안에는 인프라에 대한 투자 허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최근 재정 적자가 심각한 홍콩 정부의 정책 방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보험 자본이 사회 간접 자본에 투입되어 도시 개발과 경제 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이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의 암호화폐 투자가 더 이상 특이 현상이 아니게 됨을 반영한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3월, 보험사가 암호자산을 보유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자본을 유지해야 한다는 공통 규칙을 제안한 바 있다.
글로벌 보험사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타빗(Tabit)이라는 바베이도스 등록 보험사는 올해 3월 약 4천만 달러(약 592억 원)를 비트코인으로 조달해 기업 대차대조표를 강화했으며, 독일의 대형 보험사 알리안츠도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에 주력하는 미국 기업 스트레티지(Strategy)의 전환사채에 투자한 사례가 있다. 또한 2020년에는 매스뮤추얼(MassMutual)이 당시 시세로 약 1억 달러(약 1,482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구입하며 보험업계 최초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섰다. 이때 구매한 5,470BTC는 현재 기준으로 약 4,880억 원에 달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홍콩은 지난해부터 암호화폐를 정책 이슈로 적극 다루며, 11월 발표된 ‘핀테크 2030 전략’에는 실물자산 기반의 토큰화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의 도입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관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다. 아울러, 8월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규제를 도입해 전통적인 본토 은행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본토 중국은 암호화폐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연구나 세미나조차 자제하라는 강력한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이는 홍콩과 중국 간의 상반된 규제 기준을 보여주는 사례로, 한때 홍콩에서 활동하던 중국계 기업들도 암호화폐 관련 사업에서 철수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보험사 자산은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운영 방식을 채택하며, 리스크에 민감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만약 이러한 보험 자금이 암호화폐 시장에 유의미하게 진입하게 된다면, 이는 제도권에서의 수용 진전을 의미할 수 있다. 현재 홍콩은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며, 향후 공청회를 통해 업계 및 여론 반응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