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미국 초고압 송전망 시장에서의 입지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최대 송전망 운영사와 계약을 체결한 이 회사는 765킬로볼트(kV) 변압기와 800kV 차단기 등 핵심 전력기기를 패키지로 공급하며,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의 765kV 송전망에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8월과 9월 두 달 동안에만 2000억원 규모의 수주를 기록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드러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효성중공업은 765kV 변압기 29대와 리액터, 800kV 차단기 24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 장비들은 미국 남부와 동부 지역에서 새롭게 추진되는 초고압 송전망 구축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의 멤피스 공장은 미국에서 유일하게 765kV 초고압 변압기를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고도화된 기술력과 품질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전망에 따르면, 미국은 데이터센터의 확산과 전기차 증가로 인해 앞으로 10년간 전력 수요가 무려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효성중공업은 기존의 345kV 및 500kV 송전망보다 손실이 적고 대용량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할 수 있는 765kV 송전망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765kV 변압기는 전 세계에서도 10여 개 기업만 제조할 수 있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제품으로, 효성중공업은 경남 창원공장에서의 기술력과 품질 관리를 현지 생산에 그대로 적용하여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미국에 설치된 765kV 변압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한 바 있다.
우태희 효성중공업 대표는 “효성은 초고압 변압기 뿐만 아니라 차단기, 스태콤(STATCOM) 등 다양한 전력 설비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미국 초고압 송전망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멤피스 공장에 지금까지 1억5000만 달러(약 2071억 원)를 투자하며, 2026년까지 생산 능력을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할 계획임을 알렸다.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