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5년 8월 6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는 장면을 기록한 미군 조종사의 친필 일기가 경매에 등장했다. 이 일기는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의 부조종사 로버트 루이스 대위가 작성한 것으로, 경매가는 95만 달러(약 13억7000만원)로 예상되고 있다.
루이스 대위는 당시 26세로, 히로시마를 향하던 비행 중에 기내 수첩에 자신의 심경을 적어 내려갔다. 그는 폭탄 투하 약 두 시간 전 “폭탄이 내 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기묘한 기분”이라며 복잡한 감정을 표현했다. 헌데 이 원자폭탄, ‘리틀 보이’는 오전 8시 15분에 투하되었고, 약 43초 후에 고도 1890피트(약 576m)에서 폭발했다. 루이스는 이후 “결과를 보기 위해 기체를 돌렸고, 인간이 본 것 중 가장 거대한 폭발이 있었다”고 자세히 기록했다.
일기 페이지가 추가되면서 루이스는 전투에 따른 자책을 담았다. 그는 “어떠한 대가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생명을 앗아간 것인가”라며 “그저 ‘맙소사, 우리가 무슨 짓을 했는가(My God, what have we done)’라는 말만 할 수밖에 없다”는 고백을 덧붙였다.
이 일기는 이번 경매가 다섯 번째로, 최초의 경매는 1971년에 진행되어 3만7000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특히 지난 2022년의 경매에서는 54만3000달러에 거래되기도 했다. 댄 휘트모어, 경매를 주관하는 희귀 서적상 대표는 이 기록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문서 가운데 하나”라고 언급하며 높은 역사적 가치를 강조했다.
히로시마 원폭에 대한 유물들은 종종 경매에 출품되곤 하고, 2024년 2월에도 한 손목시계가 경매에 나올 예정이었다. 이 시계는 원폭이 발생한 시각, 오전 8시 15분에 멈춘 것으로, 전후 히로시마 재건 작업 중 한 영국 군인이 발견했다. 유리창은 폭발의 영향으로 흐려졌지만, 시곗바늘은 정확히 8시 15분을 가리키고 있다. 경매회사 RR옥션은 이를 “전쟁의 참극을 상기시키고 인류 역사의 고통스러운 부분을 드러내는 교육적 상징”이라며 홍보했다.
이번 조종사 일기의 경매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 그 이상으로,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고뇌와 도전 의식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교훈이 됨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