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사막에서 1만2000년 전의 동물 암각화가 발견되며 고고학계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암각화는 낙타와 가젤, 당나귀 등 실제 크기로 바위에 그려져 있으며, 이들 그림은 아침 해가 떠오를 때 특정한 빛의 각도에서만 약 90분 동안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다는 특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번 조사는 AP통신과 여러 외신을 통해 보도되었으며, 암각화는 고지대 절벽의 평평한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연구팀은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타조알, 굴 껍데기, 화덕에서 발견된 숯 등을 방사성 동위원소로 측정해 암각화의 연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유물들은 약 1만2800년에서 1만1400년 전으로 추정되며, 이는 이전까지 주장된 사막 암각화의 제작 시기보다 2000년 더 이른 시기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발견이 중동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야생 동물의 대형 그림이라고 전하며 연구팀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였다.
특히, 발굴을 주도한 독일 막스플랑크지구인류학연구소의 마리아 구아그닌 박사는 이 암각화가 매우 정교하게 그려졌다고 평가하며, 이를 통해 당시 인류의 기술 수준이 상당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 암각화들은 오직 특정한 시간대에서만 보이는 만큼, 구아그닌 박사는 발견 당시 매우 운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림 중에는 멸종된 동물인 오록스도 포함되어 있다. 오록스는 가축화된 소와 들소의 조상으로, 17세기 경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자들은 당시 인류가 건기에 다른 지역으로 이동 후 오록스를 보고 기억해 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지역의 물 웅덩이나 계절에 따라 나타나는 담수원이 인류의 정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의 이해를 다시 정립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발견은 1만2000년 전 이 지역에서 인류가 더 일찍부터 활동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고고학계에서의 획기적인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앞으로도 인류의 초기 역사와 생존 방식에 대한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