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 만에 만들어진 인공지능 인플루언서, 새로운 마케팅 시대를 여나

[email protected]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수백 명의 팔로워를 단 몇 일 만에 모은 인플루언서가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가상의 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인플루언서는 이름을 ‘틴슬리’라고 하며, 틱톡에 올린 8초짜리 영상에서 자신의 고충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위로를 받았다. 하지만 틴슬리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그룹 a16z의 올리비아 무어가 제작한 AI 캐릭터로서, 무어는 이러한 AI 인플루언서를 제작하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며, 이 방식이 브랜드와 마케팅의 미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AI 인플루언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H&M은 AI로 제작된 복제 모델을 광고에 활용했으며, 브랜드 휴고보스는 50만 명의 팔로워를 가진 AI 인플루언서 이마와의 협업을 통해 높은 관심과 효과를 얻었다. 이 분야의 경제 규모는 2023년 기준으로 약 2500억 달러(약 345조7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I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광고와 마케팅의 많은 장점을 제공한다. 저렴하고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으며, 브랜드는 이러한 인플루언서에게 완전한 통제권을 지닐 수 있다. 미디어 제작 스타트업 신세시아의 알렉산드로 보이카는 이러한 방법이 작은 예산을 가진 소규모 브랜드들이 더욱 세련되고 대규모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평등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존의 인플루언서와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러한 AI 인플루언서의 출현으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까 두려워하고 있다. 빅사이즈 의류 모델 겸 인플루언서인 가브리엘라 할리카스는 이로 인해 모델과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사진작가 등 여러 분야의 제작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이러한 AI 인플루언서들이 실제 인물과 구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신뢰성 및 사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또한 이들이 제시하는 미의 기준이 비현실적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할리카스는 AI가 현실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세대와 여성들에게 그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메타와 틱톡과 같은 대형 기술 기업들이 제공하는 AI 제작 기능이 확대되면서 ‘AI 슬롭’이라는 저품질의 콘텐츠가 넘쳐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AI 슬롭은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하찮은 콘텐츠를 의미하는데, 이는 품질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

이와 반대로 AI가 인간 인플루언서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시장조사기관 트윅시에 따르면 실제 인플루언서의 협찬 게시물 참여율은 AI 인플루언서보다 2.7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실제 인플루언서의 게시물 한 건당 평균 수익은 약 7만8777달러(약 1억956만원)에 달하지만, AI 인플루언서는 평균 1694달러(약 236만원)에 그친다. 이러한 사실들은 인간 인플루언서의 불가결한 가치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