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생성된 이후 긴 시간 동안 아무런 손을 대지 않았던 비트코인 지갑이 지난 7월 31일 오전 드디어 움직였다. 해당 지갑은 50 BTC를 이체하며, 무려 11,833,00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하여 투자자들과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암호화폐 추적 플랫폼인 웨일 알럿(Whale Alert)의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 초기인 2010년 당시 해당 코인의 가치는 약 0.1달러(약 139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비트코인 가치는 약 5만 9,166달러(약 8,228만 원)로 급등하였고, 이 지갑이 보유하고 있던 50 BTC의 가치는 현재 약 295만 8,300달러(약 41억 7,141만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주소는 블록 보상으로 채굴된 50 BTC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별도의 테스트 전송 없이 현대적 방식인 세그윗(SegWit) 지갑으로 이체하는 깔끔한 거래를 실시하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 비트코인이 중간에 비활성 지갑을 거쳐 최종적으로 100 BTC를 보유하고 있는 주소로 이동하였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체 방식이 초기 채굴자들이 자산을 이동하기 전 먼지 전송이나 소액 테스트를 거치는 것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비트코인 이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해당 지갑은 비트코인이 ‘디지털 실험’으로 인식되던 시기에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여전히 개발자 포럼에 활동하던 당시 만들어진 지갑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지갑의 주인이 ‘사토시 또는 그의 동료’일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레 언급하고 있다.
이체의 목적은 아직까지明확하지 않으며, 이동된 BTC가 거래소와 직접 연결된 어떠한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600일이 넘는 긴 침묵 끝에 최초 블록 보상이 움직인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트코인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비트코인의 총 공급량이 2,100만 개인 것과 비교할 때, 상당 부분이 영구 분실된 것으로 추정되며 유통되지 않는 상태로 남아 있다. 따라서, 초창기 보유자가 오랜 침묵을 깨고 지갑을 활성화한 사례는 매우 드물며, 업계 전반에서 이 움직임이 장외 대형 자산의 귀환인지 아니면 단순한 내부 정리인지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장 오래된 지갑 중 하나의 재활성화는 단순한 수치 이상의 경고로 작용할 수 있다. 시장에 가시적인 변동성이 없더라도, ‘오래된 지갑이 움직인다’는 사실은 강력한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비트코인 생태계에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으며, 시장의 향후 흐름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