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전 침몰한 브리태닉호에서 유물 발굴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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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년 전인 1916년, 1차 세계대전 동안 그리스 에게해에서 침몰한 영국 병원선 브리태닉호에서 유물이 처음으로 인양되는 성과가 있었다. 그리스 잠수부들과 고고학자들은 최근 수심 120m 깊이에 있는 브리태닉호의 잔해에서 다양한 유물을 발견하고 이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브리태닉호는 원래 호화 유람선으로 건조된 자매선 타이태닉호와 올림픽호와 함께 여객선으로 운항되던 선박이다. 그러나 1차 대전 당시에는 영국 해군에 징발되어 병원선으로 사용되었다. 브리태닉호는 1916년 11월 21일, 발칸 반도와 중동 전선에서 다친 군인들을 수송하고 치료하던 중 독일군의 기뢰에 부딪혀 침몰하게 된다. 이 사고로 승선했던 1,000명 중 30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유물 인양 작업은 그리스 문화부 산하 수중고고학국과 다국적 잠수팀이 약 일주일에 걸쳐 심해 탐사를 실시하여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물품에는 브리태닉호의 종, 항해용 신호등, 1등석 승객용 은도금 쟁반들, 튀르키예식 목욕탕 장식에 쓰인 도자기 타일, 관측용 쌍안경, 도자기 세면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유물들은 당시 여객선의 생활을 반영하고 있어 역사적으로 매우 귀중한 가치가 있다.

그리스 문화부의 수중 고고학 담당 디미트리스 쿠르쿠멜리스는 “이러한 유물들은 20세기 초의 여객선에서의 생활상을 잘 보여준다”며 “에게해에서 이처럼 많은 유물이 발견되기는 드물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이번 유물 회수를 20세기 초 세계사의 단면을 보여주는 중대한 사건으로 평했다.

앞으로 당국은 추가 탐사대를 동원하여 유물 인양 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며, 확보된 유물은 아테네로 운반되어 보존 작업 후 피레우스 수중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브리태닉호에 대한 역사적 인식이 더욱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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