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고독사 및 자살로 인해 ‘흉가’가 된 주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동산 업체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유령집’이라 불리는 사망 이력 주택의 안전한 거래를 지원함으로써, 초고령화 사회에 발맞춘 새로운 틈새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 경제지 동양경제를 인용하여, 흉가 전문 부동산 중개업체 ‘카치모드(Kachimode)’에 대해 소개했다. 이 회사는 2022년 부동산 중개인인 코다마 카즈토시에 의해 설립되어, 자살, 고독사 또는 살인 사건으로 인해 공실이 된 집에 대해 정밀 조사와 인증을 진행한 후 그 집의 임대 또는 매매를 중개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치모드는 고객들이 ‘귀신 없는 집’이라는 믿음을 갖도록 돕기 위해, 초자연적 현상 유무를 과학적으로 확보하는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직원들은 해당 집에서 여러 날 동안 거주하며, 카메라, 열화상 카메라, 전자기장 측정기, 녹음기 등을 사용해 실내 환경을 정밀 분석한다. 기록된 온도, 습도, 소음, 기류, 기압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상 징후가 감지되지 않을 경우 ‘귀신 없는 집(초자연적 현상 없음)’이라는 인증서를 발급한다.
또한, 카치모드는 심리적 사고를 줄이기 위해 상속 상담, 유품 정리, 특수 청소 등의 사후 정리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현재까지 196건의 부동산 조사를 마쳤으며, 하루의 조사비용은 약 74만~139만원에 해당하는 8만~15만엔에 달한다.
고독사는 일본 사회에서 만연한 문제로,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독사 건수는 1만1669명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11.8% 증가한 수치이다. 60세 이상의 고독사가 82%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망 후 1년 이상 지나 발견된 사례도 253건에 이른다.
카치모드의 코다마 대표는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수리 및 청소, 그리고 투명한 조사를 병행하면 유족의 ‘심리적 그림자’를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서비스의 필요성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일본의 초고령사회 문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 거래 방식의 변화를 촉발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가 유령집 거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으며, 카치모드의 성공은 향후 일본에서 유사한 사업 모델의 출현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