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 성인으로 시성됐다. 2023년 10월 7일,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진행된 시성식에서 교황 레오 14세는 그를 성인으로 공식 선언했다. 아쿠티스는 15세에 급성백혈병으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기술을 활용하여 신앙과 복음을 전파한 ‘신의 인플루언서’로 알려져 있다.
이날 시성식에는 세계 각지에서 수만 명의 신자와 관광객이 참석하여, 아쿠티스의 성인품에 오르는 것을 축하했다. 교황은 시성식에서 “카를로 아쿠티스 성인은 우리 모두, 특히 젊은이들에게 삶을 낭비하지 말고, 삶을 위로 향하게 할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젊은 세대에게 큰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쿠티스는 1991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시절 독학으로 컴퓨터를 배우고, 2006년까지 성체 기적과 마리아 발현에 관한 자료를 웹사이트에 게시하며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파했다. 그의 신앙적 열의는 그를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불리게 했다. 사망 후, 그의 시신은 후드와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있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공개되었고, 이는 MZ세대 신앙인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의 시성이 이루어지기까지는 특별한 기적의 인정이 필요했다. 아쿠티스는 2020년 물질적인 기적에 대한 첫 사례로 7세 브라질 소년이 그의 티셔츠 유품을 통해 기도하여 완치된 사건이 보고되며 복자 칭호를 받았다. 이어 2022년에는 코스타리카 여성 발레리아 발베르데가 그의 무덤을 찾아 기도로 빠른 회복을 경험한 사건이 두 번째 기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시성이 결정되었다.
이처럼 카를로 아쿠티스의 시성은 전례에 비해 빠른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되기까지는 수십 년의 검증 절차가 요구되지만, 그의 경우는 우연한 기적과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잘 반영한 덕분에 주목받았다. 아쿠티스의 시성은 다른 신도들에게도 기독교 신앙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사망으로 인해 원래 예정된 시성식이 연기되었던 점도 주목할 사항이다. 이날 시성식에서는 가난한 이와 병자들을 위한 자선 사업에 헌신한 이탈리아의 평신도 피에르 조르조 프라사티도 함께 성인으로 추대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은 현대 사회에서 신앙의 의미와 그 전파 방법에 대해 깊은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