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개 ETF 가격 산출 오류…운용사의 투자자 안내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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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170개에서 실시간 추정순자산가치(iNAV) 산출 오류가 발생하여, 많은 ETF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오류는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자산운용사들이 이에 대한 적절한 안내조차 하지 않은 점이 더욱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 ‘PLUS 고배당주’, ‘RISE 200’ 등 일부 ETF는 자산구성내역에서 종목 정보 오류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해당 ETF들은 종목 수량의 오류로 실시간 iNAV가 실제 가치보다 높게 산출되었고, 일정 시간 동안 고평가된 채 거래됐다. iNAV는 ETF를 구성하는 종목들의 실시간 주가를 참고하여 계산되는 지표로, 투자자들이 ETF의 실제 가치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날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에서 장중 괴리율이 -1.31%까지 확대되는 등, 유동성공급자가 실제 가치보다 1.08% 높은 iNAV를 인지하고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번 오류는 총 11개 자산운용사의 170개 상품에 걸쳐 발생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가장 많은 71개, KB자산운용이 34개, 키움자산운용은 12개 등의 오류가 확인됐다.

한국거래소 공시시스템인 KIND에는 각각의 오류 발생과 정정 내역이 게시되었으나, 아무런 안내 없이 거래를 지속한 자산운용사들의 태도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오류 발생 이후 10시경 각 운용사에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 안내한 곳은 없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0개 이상의 ETF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지만, 이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이나 공지가 전혀 없었다.

이번 사건의 배경에는 한국펀드파트너스라는 펀드 사무관리사의 잘못된 배당금 중복 계산이 있다. 한국펀드파트너스 측은 최근 배당 제도 변화에 따라 발생한 시스템 혼선을 설명하며, 오류는 오후 12시 10분경에 모두 해소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사후 대처에도 불구하고, 운용사들의 투명한 소통 부재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흔들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피해 규모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KB자산운용에 따르면 오류 발생 상태에서의 거래량은 약 50만주, 거래대금은 약 17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발생한 손실은 약 1000만원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이번 오류와 관련하여 보다 정교한 검증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향후 유사한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다단계의 검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이번 iNAV 산출 오류는 국내 주식 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용사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적극적인 소통과 책임 있는 행동을 취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이는 결국 투자 환경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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