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이상의 대형 인수합병 거래가 줄어드는 한국 사모펀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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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사모펀드(PEF) 시장에서 대형 인수합병(M&A) 거래가 감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2조원이 넘는 대형 딜이 전무하며, 수천억에서 1조원대의 중견규모 거래가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대기업의 매수자로서의 역할이 줄어들고, 투자금 회수의 어려움이 심화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사모펀드가 인수한 중 가장 큰 거래는 KKR이 1조7800억원에 인수한 SK에코플랜트 환경 자회사로, 이는 올해 최상위 딜로 기록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글랜우드PE가 1조4000억원에 인수한 LG화학 수처리사업부가 있지만, 이 두 건의 거래 모두 2조원을 초과하지 않는다. 이는 지난해에 이루어진 대형 거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작년에는 한앤컴퍼니가 SK스페셜티 지분을 2조7000억원에 사들였고, IMM PE와 IMM 인베스트먼트가 에코비트를 2조700억원에 인수한 사례가 있었다. 이러한 대형 거래가 적어지면서, 올해 현재까지는 단 한 건의 2조원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는 대기업들이 신사업투자에 더욱 신중해지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견규모 거래는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KKR이 최근 삼화라는 화장품 용기업체를 8000억원에 인수했고, 블랙스톤은 준오헤어를 유사한 금액에 사들였다. 스웨덴의 EQT도 리멤버라는 기업을 5000억원대에 인수했으며, 국내 사모펀드들 또한 미드마켓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세탁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를 6000억원대에 인수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는 여러 요인이 있다. 첫째, 대형 거래는 엑싯(Exit)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이 매수자로서의 확실한 역할을 했지만, 현재는 그들이 M&A에 이전보다 더 신중해짐에 따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둘째, 중견규모의 거래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셋째, 많은 대형 거래들이 손실 구간에 들어가 있어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거래는 매각할 가능성이 낮고 자금이 오랜 시간 묶이는 반면, 중견규모 거래는 다양한 매각 옵션이 있어 보다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사모펀드들이 중소형 인수합병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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