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시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순위 변동이 두드러진 한 해가 되었다. 특히 정부의 밸류업 정책의 수혜를 받는 금융주와 바이오주가 상승세를 보인 반면, 2차전지주는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으며 주가가 하락했다.
31일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4개 종목이 지난해 말 대비 순위가 변화하였다. 이들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상승을 기록한 것은 HD현대중공업으로, 지난해 말 32위에서 현재 10위로 상승했다. HD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올 들어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미국과 인도 등의 주요국이 협력 요청을 하는 등 긍정적인 외부 요인도 작용하였다.
또한,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한 KB금융은 지난해 말 16위에서 8위로 8계단 상승하였고,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도 21조8300억원에서 32조6240억원으로 증가했다. KB금융은 밸류업 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이목을 끌며, 지난 3월 5년 3개월 만에 시총 10위 자리로 복귀하였다.
금리 인하로 인한 혜택을 누리는 바이오주들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말 11위에서 6위로 5계단 상승하며, 시가총액은 29조5000억원에서 40조7000억원으로 증가하였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자사주 매입 등의 긍정적인 뉴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일시적인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해 부진을 겪으며 시총 10위권에서 밀려났다. 지난해 말 코스피 시총 6위에 있던 POSCO홀딩스는 올해 들어 13위로 하락하며, 시가총액도 42조원에서 21조원으로 급감하였다. LG화학과 삼성SDI 역시 각각 9위에서 18위, 10위에서 19위로 하락하는 등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네이버는 8위에서 9위로 한 단계 밀려났으며, 주가는 올 한 해 11.21% 하락하여 20만원 이하로 내려갔다. 그러나 최근 호실적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수익화 기대감 덕분에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고,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시가총액 1위부터 5위까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삼성바이오로직스, 현대차가 차지하였고, 삼성전자는 여전히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나, 주가는 30% 넘게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468조6000억원에서 317조5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차전지 대표주자인 LG에너지솔루션도 3위는 유지했지만,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잃으며 19조원이 감소하였다.
2024년의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