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린지와 팀 피어스 부부가 31년 전 냉동된 배아를 통해 아기를 출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례는 최고령 배아를 통한 출산 기록으로 남게 되었으며, 과학 및 기술 전문지인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에서도 주목받았다. 피어스 부부는 1994년에 냉동된 배아를 기증받아 지난 26일 아들을 출산했다고 밝혔다.
배아는 1990년대 체외인공수정(IVF) 시술을 진행하던 린다 아처드가 동결한 것이다. 아처드는 당시 남편과 함께 네 개의 배아를 만들었고, 그 중 하나를 이식하여 30년 전에 첫 딸을 출산했다. 나머지 세 개의 배아는 저장소에 보관되었다. 이후 아처드는 이혼하게 되면서 배아에 대한 법적 관리권을 확보하고, 현재 린지와 팀 피어스에게 배아를 기증하게 되었다.
피어스 부부는 7년 간의 노력 끝에 임신에 성공했으며, 출산 뒤 린지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아기가 정말 순하고, 우리에게 이런 소중한 아기가 태어난 것에 경외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그녀는 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리는 단지 아기를 얻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2022년에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또 다른 여성이 30년 된 냉동 배아로 쌍둥이를 출산하는 사례가 있었다. 이들은 모두 미국 내에서 발생한 냉동 배아 기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불임 부부나 개인에게 배아를 기증하는 것이 매우 일반화된 상황이다. 이 프로그램은 비영리 기관이나 생식의료 클리닉을 통해 운영되며, 기증자와 수혜자 모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침에 따라 감염병 검사, 심리 평가 및 법적 계약 절차를 거친다.
배아는 대부분의 주에서 ‘재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법적인 처리는 입양보다는 재산 이전의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기증 방식은 익명, 반개방, 개방형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기증자는 수혜자가 선호하는 인종, 종교 및 성별을 설정할 수 있다. 수혜자는 이러한 조건에 따라 배아를 선택할 수 있으며, 평균적인 비용은 1만에서 2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 사례는 미래의 생식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희망과 기적이 만나는 지점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