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관세 폭탄에 화들짝, 미국 다녀왔지만 트럼프 및 상무장관과의 만남은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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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대통령 카린 켈러주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부과된 39%의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급히 미국을 방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 및 무역 협상을 담당하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의 만남에 실패하고 빈손으로 귀국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켈러주터 대통령과 기 파르믈랭 경제장관은 상호관세율 인하를 목표로 미국을 찾았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켈러주터 대통령은 워싱턴 DC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45분간 회담했다. 그녀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좋은 만남이었고, 우호적이며 개방적인 대화가 오갔다”고 하지만, 관세 인하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은 하지 않았다. 루비오 장관은 SNS를 통해 양국 간의 공정하고 균형 잡힌 무역 관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상호 국방협력 강화에 대한 약속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1일, 스위스산 제품에 대해 39%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4월에 제안된 31%에서 8%포인트 오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스위스의 대미 무역적자 해소에 대한 스위스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격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파르믈랭 장관은 두 정상 간 통화 결과가 미흡했지만 언쟁은 없었다고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정부는 지난 4일 특별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파르믈랭 장관은 관세 변화의 원인을 명확히 파악한 후 정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켈러주터 대통령은 미리 약속을 잡지 않은 탓에 무역 협상 담당 장관과도 직접 논의할 기회를 놓쳤다. 블룸버그는 그가 제시한 새로운 제안이 귀국 전까지 더 나은 성과를 얻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새로운 관세가 적용되면, 스위스는 유럽연합(EU)과의 합의인 15%의 2.6배, 영국의 10%의 3.9배에 달하는 관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스위스의 대미 수출 중 약 60%가 의약품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에 대한 관세도 최대 250%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고해, 이는 스위스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의약품에 39%의 관세가 부과된 경우, 스위스의 국내총생산(GDP)이 중기적으로 약 1%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비판하며, 스위스가 외세에 아첨하지 않는 가치관을 잘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은 미국 대통령의 감정에 따라 결정되는 관세 정책의 전형적 사례로 보이며, 이는 스위스의 경제와 협상 전략 모두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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