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배아 유전자 검사를 통한 지능지수(IQ) 최적화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지역의 부모들은 능력주의 문화 속에서 ‘똑똑한 아기’를 낳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여 관련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베이 지역에서 여러 배아 중 지능이 높은 배아를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배아 유전자 검사 비용은 6000달러(약 800만 원)에서 최대 5만 달러(약 7000만 원)에 이른다. 부모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IQ 예측이 가능한 배아를 선택할 수 있다. 스타트업 ‘뉴클리어스 제노믹스’의 창립자 키안 사데기는 “실리콘밸리에서는 IQ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다”며, 이는 해당 지역의 부모들이 높은 지능을 지닌 자녀를 원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다고 했다.
그러나 IQ 예측의 정확도는 미비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의 통계유전학자 샤이 카르미 교수는 현재의 모델이 사람 간 인지 능력 차이의 5~10%만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무작위 선택보다 평균 3~4점 정도 IQ를 올리는 데 그친다고 전했다. 더구나, 높은 IQ를 선택할 경우 의도치 않게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배아를 선택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에 부작용에 관한 우려가 존재한다.
윤리적 논란 또한 지속되고 있다. 스탠퍼드대 생명과학·법센터의 행크 그릴리 소장은 “부자들이 슈퍼 유전자를 지닌 계층을 형성해 나머지를 노동자로 전락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공정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러한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다고 WSJ은 설명하고 있다.
베르클리 유전체 프로젝트 공동 창립자인 츠비 벤슨-틸센은 “부모가 유전적 선택을 통해 자녀의 기대 IQ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나치 독일의 우생학과는 다른 접근임을 강조했다. 그는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인류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AI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실리콘밸리에서의 배아 IQ 검사와 관련한 논의는 인류의 미래를 다루는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에는 경제적 소득에 따라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하게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을 간과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