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통신사 O2가 개발한 인공지능(AI) 챗봇 ‘데이지(Daisy)’는 78세 여자 할머니의 설정으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를 줄이기 위한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지는 최근 1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사기꾼들과 통화하며 이들의 시간을 낭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O2가 구현한 ‘스캠베이팅(Scambaiting)’ 전략의 일환으로, 사기꾼들이 실질적인 피해자에게 연락할 수 있는 시간을 줄이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데이지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매우 정교한 음성 합성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되었다. 이 AI 챗봇은 실시간으로 전화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사기꾼들은 데이지를 독거노인으로 오해하여 전화를 걸지만, 데이지는 계좌번호나 개인 정보를 요구받을 때마다 엉뚱한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거나, 일부러 이해하지 못하는 척 하며 대화를 지연시킨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실제 통화 사례에서 데이지는 사기꾼이 앱 설치를 유도하자 갑자기 뜨개질이나 빵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어 대화를 흐트러뜨리기도 했다. 이러한 방식은 O2의 의도대로 효과적으로 보이스피싱 시도를 무위로 돌리고 있다. O2는 이와 같은 방법이 사기꾼의 통화 시간을 늘리면서도 실제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1000명이 넘는 통화 및 일부는 50분 이상 데이지와 대화하는 등, 이 AI 챗봇은 사기꾼들에게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O2는 AI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인들의 경각심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의심스러운 전화가 올 경우 즉시 통화를 종료하고 신고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도로 인해 O2는 지난해 영국 마케팅 시상식에서 ‘최고의 AI 활용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기술은 사기 방지 차원에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의 보안 대책을 위해 사회적으로 더 많은 관심이 기울여져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