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한국 코스피가 역대 최고치를 8차례나 기록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약 10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시장에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술주가 이 과정에서 주요한 매도 대상이 되었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물량을 적극적으로 매수하며 대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9월 한 달 동안 총 9조89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8월 30억원의 순매수에서 급격히 변동된 결과다. 매도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삼성전자로, 7조2620억원이 차익 실현을 위해 팔렸다. 이어 SK하이닉스가 1조731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570억원, 현대로템이 4680억원, NAVER 4510억원 순으로 매도됐다.
삼성전자는 9월 한 달 간 24.11%, SK하이닉스는 35.7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NAVER, 현대로템 등도 각각 20.85%, 24.59%, 14.06%의 상승률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4조9270억원, SK하이닉스를 1조3660억원 구매하면서 전체 7조850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전 달에는 1조4890억원을 순매도한 바 있어, 외국인 투자자의 행동 패턴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한국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신한투자증권의 노동길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적 우려가 해소되고 실적이 개선됨에 따라, 반도체 외의 기업들도 실적 개선을 경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코스피 지수가 3200에서 3700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대미 무역 협상 지연에 따른 변동성과 환율 상승으로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도 존재하긴 하다. 그러나 실적 전망이 견조하고,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매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는 상향 조정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 50만원, 삼성전자에는 11만5000원의 목표가를 제시하며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 점이 주목받고 있다. AI 수요 급증과 미국의 반도체 관세 위협이 현실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 기업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중국과의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호황이 계속되리라는 예측을 했다. 또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이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여행 및 레저 업종과 같은 신규 투자 기회도 고려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요소가 많은 여행·레저 업종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