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재선이 확정된 가운데, 영국과 EU 지도자들은 관계를 재설정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동시에 대중의 여론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영국인 대다수(55%)는 트럼프 2기 동안 영국이 EU와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미국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은 17%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중국과 우크라이나와 같은 주요 외교 정책 문제에 대해 영국이 트럼프의 입장을 따르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영국 내 여론을 반영하듯 EU 국가들에서도 영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일고 있다. 특히 독일과 폴란드의 경우 영국과의 관계 강화를 지지하는 여론이 우세하다. 이러한 여론조사는 미국 대선 이후 Brexit에 대한 대중 의견을 집계한 것으로, 지난 8년간의 국면 변화 속에서 정부 간 협력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영국 재무장관인 래첼 리브스는 벨기에를 방문하여 EU 동료들과의 재회담을 갖고,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마크 레너드 유럽외교위원회(ECFR) 공동 설립자는 “브렉시트의 시대는 끝났다는 데 모두가 동의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양측 간의 끈끈한 연대 의지를 언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레이드와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며, 영국은 이로 인해 이민, 안보, 경제 등의 주요 이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유럽 국가에서도 특별 접근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영국과의 협력에 개방적임을 나타내면서, 기존의 경제 관계를 심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재선은 유럽 내에서 불안한 기류를 일으키고 있으며, 특히 잠재적인 관세 조치와 관련하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가 과거에 EU에 대해 새로운 무역 세금을 부과할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이로 인해 영국이 “특별한 관계”를 바탕으로 대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덴마크의 전 총리 헬레 토오닝-슈미트는 영국의 이해에 따라 가능한 한 미국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EU와의 긴밀한 관계가 이를 배제해서는 안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현재의 정세가 영국에 더 나은 협상 위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관계 재설정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영국과 EU는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이정표를 기다리고 있다. 이는 영국이 미국과의 관계와 EU와의 관계 사이에서 간섭받지 않고 선택의 기로에 서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다만 향후 요구되는 정책 조율과 관계 설정 방식은 여전히 변회적인 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