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자신의 2기 내각에 가상자산 정책 강화를 위한 ‘AI·크립토 차르’라는 새로운 직책을 신설하고, 이를 데이비드 삭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에게 맡겼다. 이는 미국이 가상자산 분야에서 세계적인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트럼프는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으로 폴 앳킨스 전 SEC 위원을 임명하여 친가상자산 정책을 지향하는 인물을 중용했다.
삭스는 페이팔의 공동 창립자로, 그의 임명 소식이 전해지자 가상자산 프로젝트 제로엑스(ZRX)의 가격이 하루 만에 42% 상승하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앳킨스는 SEC 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가상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후 디지털상공회의소의 토큰 얼라이언스 공동 의장으로서도 활동해왔다. 이는 그가 가상자산 regulatory framework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인선에 대해 “트럼프 내각은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인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한국의 현황과 큰 대조를 이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현재 한국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많은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들은 해외 코인거래소나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 더 많은 투자 기회를 찾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가상자산 분석 업체 크립토퀀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5대 국내 코인 거래소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월간 거래량이 13조7728억원에 달했다. 이는 테더(USDT) 및 서클(USDC)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거래의 합산 금액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주로 해외 거래소나 개인 지갑으로의 이전을 위한 거래로 해석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거래량은 올해 초 2조원대에 머물렀으나, 11개월 만에 8배로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해외로 탈출하는 추세이고, 트럼프 정부 하의 미국은 이에 반해 가상자산 종주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의 정책 개선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