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Merck)는 수요일, 중국 제약사 한소(한소 파마)로부터 실험적인 체중 감소 약물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최대 20억 달러의 가치가 있으며, 머크는 이 약물의 개발과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보유하게 된다.
해당 경구용 약물은 아직 인체 임상 시험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머크는 이 약물이 우선적으로 어떤 질병에 대해 시험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계약은 머크가 2030년대 초까지 연간 1천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가진 급증하는 비만 약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화이자(Pfizer)와 로슈(Roche) 등 여러 제약사들이 노보 노르디스크(Novo Nordisk) 및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블록버스터 주사 제제를 경쟁하기 위해 보다 편리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계약 조건에 따르면, 머크는 한소의 HS-10535라는 실험적인 경구용 약물에 대한 전 세계적 독점 라이센스를 획득하게 된다. 이 약물은 장 호르몬인 GLP-1을 타겟으로 하며, 노보 노르디스크의 인기 비만 약물인 웨고비(Wegovy)와 당뇨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도 GLP-1을 이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머크는 이번 약물의 권리에 대해 한소에 1억 1,200만 달러를 선지급하며, 추가로 19억 달러 이상의 마일스톤 지급 및 판매 수익에 대한 로열티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머크는 이번 계약에 따른 세전 비용으로 1억 1,200만 달러, 즉 주당 4센트를 4분기 실적에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크 연구소의 디안 리(Dean Li) 사장은 발표에서 이 경구용 약물이 “체중 감소 외에도 추가적인 심혈관 대사 혜택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머크의 로브 데이비스(Rob Davis) CEO는 지난해 초, 회사가 체중 감소를 넘어서는 혜택을 가진 GLP-1 치료제를 찾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체중 관리가 보험으로 적용받기 어려운 것을 모두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심혈관 결과, 당뇨 결과, 그리고 지방간 질환의 혜택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는 우리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역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거래는 중국의 실험적인 GLP-1 약물과 관련된 최신 거래이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지난해 중국 회사 에코진(Eccogene)의 실험적인 경구용 약물에 대한 라이센스를 체결했으며, 이 약물은 현재 중간 단계 개발로 전환되었다. 이 같은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머크가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