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기로 결정하면서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1450원대로 하락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4.25~4.50%로 조정했고, 이는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금리 인하 결정이다. 이러한 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했으나, 연준이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을 기존 3.4%에서 3.9%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의 금리 인하 횟수를 4회에서 2회로 줄이기로 하면서 경계심이 커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 하방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모두 낮아졌다”며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함을 강조했다.
이러한 소식은 원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값은 전일 대비 16.4원 하락하여 1451.9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외환당국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의 급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외환 스왑 한도를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고,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예고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날 한국 증시도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는 1.95% 떨어진 2435.92에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1.90% 하락한 684.35로 장을 마감했다. 주요 종목에서도 삼성전자(-3.28%) 및 SK하이닉스(-4.63%) 등 영향받는 모습이 뚜렷했다. 외국인 투자 자금은 하루 만에 약 3881억원이 빠져나갔고, 이는 시장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뉴욕 증시도 부진을 겪었다. 18일 다우지수는 2.58% 급락하며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글로벌 경제와 주요 통화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추가적인 변동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장의 흐름은 앞으로도 많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특히, 한국 원화와 미국 달러 간의 환율 변동은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각국의 통화 정책 변화에 대한 신중한 분석 및 예측이 필요한 시점이다.